라오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도시가 있습니다. 바로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입니다. 많은 여행객들이 방비엥이나 루앙프라방으로 향하기 전 단 하룻밤만 머무르곤 하지만, 이 도시를 그저 경유지로만 생각한다면 큰 후회를 하게 될 것입니다.
비엔티안은 라오스의 영혼이 깃든 곳으로, 고요한 불교 사원부터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건축물까지, 동양과 서양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도시입니다. 바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이 도시의 리듬에 맞춰 천천히 걸어보면, 다른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매력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비엔티안에서 절대 놓치면 안 될 최고의 관광 명소 5곳을 상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 가이드를 통해 여러분의 라오스 여행이 더욱 풍성해지길 바랍니다.
1. 빠뚜사이 - 동서양의 절묘한 조화, 라오스의 개선문
비엔티안 시내 중심부, 탓루앙 거리의 끝자락에 우뚝 서 있는 빠뚜사이는 언뜻 보면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을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라오스 전통 문양과 섬세한 불교 조각이 어우러진 독특한 건축물임을 알 수 있죠.
1957년부터 1968년까지 건설된 이 기념물은 라오스의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건축물이 미국이 공항 활주로 건설용으로 지원한 시멘트로 지어졌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이를 '수직 활주로'라고 농담 삼아 부르기도 합니다.
빠뚜사이 방문 팁
- 운영시간: 오전 8시 30분 ~ 오후 5시
- 입장료: 30,000낍
- 추천 포인트: 꼭대기 전망대에서 비엔티안 도심 전경 감상하기
- 최적 방문 시간: 해질 무렵, 황금빛 노을에 물든 도시를 감상하기에 최적
7층 높이의 건물 내부를 올라가다 보면 각 층마다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해 있어, 여행 기념품을 구매하기에도 좋습니다. 정상에 도달하면 360도로 펼쳐지는 비엔티안의 전경이 여러분을 맞이할 것입니다. 특히 노을이 질 무렵에는 붉게 물든 도시 풍경이 인생 사진을 남기기에 완벽한 배경이 됩니다.
2. 왓 시사켓 - 불상의 바다, 비엔티안의 가장 오래된 사원
1818년 아누봉 왕(King Anouvong)이 건축한 왓 시사켓은 비엔티안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불교 사원입니다. 이 사원이 특별한 이유는 벽면을 따라 빼곡히 자리한 6,800개가 넘는 소형 불상들에 있습니다. 각기 다른 표정과 자태를 지닌 불상들이 모여 만드는 장관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사원 내부의 회랑을 따라 걸으며 2,000개가 넘는 은과 도자기로 만든 불상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벽화에는 불교의 전생 이야기(자타카)가 정교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왓 시사켓 방문 팁
- 운영시간: 오전 8시 ~ 오후 5시
- 입장료: 외국인 30,000낍(약 4,000원)
- 복장 유의: 종교적 장소이므로 무릎과 어깨가 드러나지 않는 복장 필수
- 촬영 특징: 불상들의 다양한 표정과 포즈를 클로즈업하면 인상적인 사진 연출 가능
이 사원이 1828년 태국(당시 시암) 침략 당시 유일하게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은 이유는 바로 태국식 건축양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역사적 아이러니와 함께, 라오스 불교 예술의 진수를 만나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3. 호프라케오- 에메랄드 불상의 흔적이 남은 신비로운 박물관
시사켓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호프라케오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1565년 세트티랏 왕이 에메랄드 불상을 모시기 위해 지은 이곳은 원래 왕실 사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에메랄드 불상은 태국으로 옮겨졌고, 현재는 방콕 왕궁의 왓 프라 깨우(Wat Phra Kaew)에 봉안되어 있습니다. 불상은 떠났지만, 이곳은 현재 라오스의 종교 예술품을 전시하는 국립 박물관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호프라케오 방문 팁
- 운영시간: 오전 8시 ~ 오후 5시
- 입장료: 외국인 30,000낍
- 놓치지 말아야 할 것: 14~16세기의 불상과 조각 예술품, 특히 브론즈로 제작된 용 형상의 물그릇
- 오디오 가이드: 영어 오디오 가이드 대여 가능 (추가 요금 있음)
정원과 박물관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라오스의 종교적 역사와 예술적 감각을 느껴보세요. 이곳에서는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 속에서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4. 탓 루앙 - 라오스의 심장, 찬란한 황금 사원
라오스를 대표하는 국가 상징물, 탓 루앙은 '위대한 탑'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처럼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이 황금빛 탑은 부처의 성골(사리)을 모신 라오스에서 가장 신성한 불교 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16세기 세트티랏 왕이 건립한 이 사원은 원래 450kg의 순금으로 외관을 장식했다고 전해지지만, 여러 차례 침략과 약탈로 파괴되었습니다. 현재의 모습은 1930년대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 복원된 것으로, 금도금 처리된 외관이 태양 아래 찬란히 빛납니다.
탓 루앙 방문 팁
- 운영시간: 오전 8시~12시 / 오후 1시~5시 (점심시간 휴관)
- 입장료: 30,000낍(약 4,000원)
- 최적 방문 시간: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 금빛 탑이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시간
- 특별 행사: 매년 11월 보름달이 뜨는 날 전후로 '분홍 탓 루앙 축제' 개최
탓 루앙 주변을 산책하며 라오스인들의 일상적인 신앙생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인근에는 40m 길이의 거대한 와불상(누워있는 부처상)도 있으니, 함께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5. 부다파크(씨엥쿠안) - 환상적인 신화의 세계로의 초대
비엔티안 시내에서 약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부다파크는 일반적인 불교 사원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1958년 루앙 푸 '부넉'이라는 수도승이 조성한 이 공원에는 불교와 힌두교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200여 개의 거대한 콘크리트 조각상이 즐비합니다.
이 초현실적인 조각 공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입구의 거대한 호박 모양의 구조물입니다. 입을 크게 벌린 악마상 모양의 입구를 통해 내부로 들어가면, 지옥-현세-천국을 상징하는 3층 구조의 공간이 펼쳐집니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공원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멋진 전망대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부다파크 방문 팁
- 운영시간: 오전 8시 ~ 오후 5시
- 입장료: 15,000낍
- 가는 방법: 비엔티안 탈랏사오 버스 터미널에서 14번 버스 이용(약 45분 소요)
- 준비물: 그늘이 적어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 필수
- 포토 스팟: 45m 길이의 와불상과 호박탑 꼭대기 전망대
부다파크는 라오스의 전통 불교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현대적 해석의 종교 예술 공간입니다. 기묘하고 환상적인 분위기가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을 선사하기에,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비엔티안 여행, 얼마나 머물러야 할까?
비엔티안은 다른 동남아시아 수도들에 비해 규모가 작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주요 관광지들은 대부분 도심에 밀집해 있어 효율적으로 둘러볼 수 있습니다.
- 1박 2일: 주요 관광지를 빠르게 둘러보기에 충분
- 2박 3일: 여유롭게 도시의 분위기를 느끼며 방문하기 좋은 일정
- 3박 4일 이상: 메콩강 일몰, 현지 요리 체험, 주변 마을 방문 등 심층적인 여행 가능
처음 라오스를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최소 2박은 머무르는 것을 추천합니다. 낮에는 관광지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메콩강변을 산책하며 노을을 감상하는 여유로운 일정이 라오스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비엔티안 여행을 위한 실용 정보
최적의 여행 시기
- 11월~2월: 건기로 날씨가 선선하고 맑음, 관광하기 가장 좋은 시기
- 3월~5월: 더운 계절이지만 관광객이 적어 여유롭게 여행 가능
- 6월~10월: 우기로 짧은 스콜성 비가 자주 내림, 자연 경관이 푸르른 시기
교통 수단
- 뚝뚝(Tuk-tuk): 도심 내 이동에 편리, 가격 흥정 필수 (평균 30,000~50,000낍)
- 렌터카 & 오토바이: 자유롭게 이동하기 좋지만, 현지 교통 규칙 숙지 필요
- 점보(Jumbo): 소형 버스 형태의 대중교통, 저렴한 가격이 장점
숙박 정보
- 럭셔리: 세타팰리스 호텔, 랜드마크 메콩 리버사이드 호텔
- 중급: 다항 래인보우 호텔, S 파크 디자인 호텔
- 저렴: 맷스 호스텔, 댄싱 백팩커 호스텔
마무리: 비엔티안,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도시
비엔티안은 분주한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느림의 미학을 가르쳐주는 도시입니다. 대도시의 화려함과 북적임은 없지만, 그 대신 고요함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합니다.
라오스어로 '달의 도시'라는 의미를 가진 비엔티안에서, 빠른 걸음을 늦추고 라오스 사람들의 여유로운 리듬에 맞춰보세요. 멋진 사원들을 방문하고, 메콩강변에서 석양을 감상하며, 신선한 라오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세요.
잊지 마세요. 여행의 진정한 가치는 얼마나 많은 곳을 보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그 장소를 경험했느냐에 있으니까요. 비엔티안은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느림보 여행의 목적지입니다.
사바이디! 멋진 라오스 여행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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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 해도 ‘라오스’라는 나라는 저에게 참 낯설었어요. 동남아 여행 하면 보통 태국, 베트남, 필리핀 정도를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지인의 추천으로 처음 알게 된 라오스를 여행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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